
2009년, 사토시의 메시지
“은행은 그 신뢰를 수차례 배신해왔다.”
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
2009년 1월, 최초의 블록에 위 문장을 남겼다.
그리고 세상은 바뀌기 시작했다.
정부도 은행도 아닌, _오직 코드와 수학_으로 작동하는 화폐.
그건 단지 기술이 아닌 ‘혁명’이었다.
그가 만든 비트코인에는 독특한 규칙이 있었다.
‘하나의 블록은 1MB를 넘을 수 없다’는 제한.
당시로선 충분해 보였다.
하지만 그 블록 하나가 훗날,
전 세계를 둘로 가르는
거대한 전쟁을 일으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.

비트코인의 성공, 그리고 첫 번째 문제
2013년을 지나며 비트코인은
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.
가격은 오르고, 사용자도 급증했다.
하지만 거래량이 많아지자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.
- 거래가 지연되고
- 수수료가 폭등하며
- 사용자들이 분노하기 시작한 것.
비트코인은 느렸다.
1초에 약 7건 정도의 거래밖에
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.
왜냐고?
사토시가 만든 ‘1MB 제한’ 때문이다.
모든 거래는 블록체인 안에 저장되는데,
그 블록의 크기가 작으니
많은 거래를 담을 수 없었던 것.

누군가 말했다. “블록을 키우자.”
여기서 문제가 시작됐다.
한 개발자가 선언했다.
“이거 봐, 너무 느리잖아? 그냥 블록 크기를 늘리면 되잖아.”
말은 그럴듯했다.
블록을 2MB, 4MB, 아니 8MB까지 키우면
거래를 더 많이 담을 수 있고,
사람들도 빠르게 쓸 수 있을 것이다.
하지만 반대 진영의 대답은 단호했다.
“블록이 커지면, 아무나 비트코인을 검증하지 못해.”
“결국 소수의 큰 서버, 큰 자본가들만이 이 시스템을 통제하게 될 거야.”
“그건 중앙화야. 사토시의 철학을 배신하는 일이지.”
이들은 블록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게
‘검열 저항성’이라 주장했다.
누구든 집에서도, 노트북으로도,
비트코인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.

드디어 갈라지다 – “비트코인 XT”의 등장
2015년, 핵심 개발자인 개빈 안드레센과 마이크 헌이
기존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버전,
‘비트코인 XT’를 공개한다.
이 버전은 블록 크기를 8MB까지 늘릴 수 있게 설계됐다.
하지만 기존 비트코인 개발자들은
이를 “반란”이라 규정했다.
비트코인 역사상 처음으로,
커뮤니티는 둘로 나뉘었다.
- 하나는 기존 철학을 지키려는 ‘소블록 진영’
- 다른 하나는 실용성과 확장을 추구하는 ‘대블록 진영’
이 충돌은 단순한 코드 문제가 아니었다.
“누가 비트코인을 통제하는가”
그 질문이 불을 지핀 것이었다.

이름 없는 전사들, 그리고 사라진 창시자
사토시 나카모토는 이 혼란을 지켜보지 않았다.
그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고,
그 누구도 그를 찾지 못했다.
그의 빈자리는 커뮤니티가 채워야 했다.
하지만 커뮤니티는 이제 분열됐다.
개발자들, 채굴자들, 기업들, 사용자들…
각자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,
이 전쟁은 점점 거세졌다.
철학이냐, 속도냐
누군가는 말했다.
“비트코인은 화폐야.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쓰게 해야지.”
다른 누군가는 말했다.
“아니야, 비트코인은 반란이야. 은행 없이도 신뢰를 만들 수 있다는 증명이지.”
그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.
하지만 방향은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다.
그것이 바로 블록사이즈 전쟁의 본질이었다.
다음 이야기
이제 우리는 2016년으로 간다.
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,
기업과 개발자, 채굴자, 심지어
사용자들까지 전장으로 끌려들어간다.
2부 – “분열의 해”에서는
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2017년,
뉴욕협약, SegWit2x, UASF…
그리고 '비트코인 캐시'라는 새로운 갈라진
동생의 탄생까지 다룰 예정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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